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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타임즈]중국기업상장금지법 배경과 향후 전망

2020.06.03
2020.06.03

[리걸타임즈]중국기업상장금지법 배경과 향후 전망

미국 상원이 2020년 5월 20일 외국기업책임법(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table Act)을 통과시켰는데, 주요 내용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외국기업의 회계에 미국의 PCAOB(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가 개입할 수 있도록 하여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정부의 소유지분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의 적용대상은 '외국기업'으로 표현했지만, 위의 두 가지 이슈를 통해 겨냥하는 기업은 중국기업이므로 '중국기업상장금지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금 미국에는 알리바바, 바이두, 징동 등 중국의 유명 IT기업들이 상장되어 있다.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자료를 보면 2019년 2월 25일 기준으로 미국의 NYSE, NASDAQ 및 AMEX 등 3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수는 약 165개이고 시가총액은 약 1.2조달러(한화 약 1,480조원)에 달한다.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규모가 약 1,700조원이므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만으로도 한국 주식시장과 비슷한 규모이다. 이번 법안이 미치는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잘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우선 이 법안은 아직 발효된 것이 아니다. 상원은 통과하였지만, 하원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공포되어야 비로소 법률로서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다만, 이 법안은 상원에서 여야 공동발의되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므로, 하원의 통과와 대통령의 공포 등에 기본적으로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기업상장금지법은 중국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첫째, 중국기업의 자금줄이 조여지게 될 것이다. 둘째, 중국 IT분야의 발전이 제약될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IT기업들은 미국의 자금과 기술, 그리고 중국의 시장을 가지고 성장해왔다. BAT라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모두 그러했다. 설립초기에 외국계 자금의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규모를 키우고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는 해외에 상장하여 다시 자금을 끌어모아 신규투자와 인수합병 등으로 국내시장을 계속 확대하는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다음으로, 중국기업의 회계부정사건이 그동안 꾸준히 발생하였다. 올해 들어서도 빈발하였는데, 특히 '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리던 루이싱(瑞幸, Luckin)커피의 회계부정사건은 큰 충격을 주었다.


2017년에 설립된 루이싱커피는 2018년에 매장이 2,300여개로, 2019년에는 4,500여개로 늘어나며 중국내 스타벅스 매장수를 초과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 국내외의 큰 관심을 끌어모은 기업이다. 이런 기세를 몰아 2019년 5월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당시 공모가는 17달러이고, 공모금액은 5.61억 달러였다. 시가총액은 39억 달러에 달했다. 이후 주가가 상승하여 한때 5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올해 1월 31일 미국의 공매도기구인 머디워터스가 루이싱커피의 회계조작을 폭로한 후, 주가는 몇 달러 수준으로 폭락하여 거래정지되었으며, 결국 퇴출절차를 밟고 있다. 이후에도 온라인교육기업인 건쉐이쉐(跟誰學), 동영상 제공업체인 아이치이(愛奇藝) 등의 회계조작도 공매도기구에 의하여 연이어 폭로되었다.


이 법이 중국기업을 겨냥했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상장기업이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문건에 (1)외국기업이 등록 성립된 외국 관할 정부의 보유지분율, (2)정부가 외국기업에 지배적인 재무이익을 보유하는지 여부 등 일반적인 외국기업을 겨냥한 문구 외에, (3)외국기업 혹은 그 경영실체의 이사회 구성원 중 중국 공산당원의 이름, (4)외국회사의 정관에 중국 공산당의 당장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로 규정하여, '중국 공산당'을 직접적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에 따르면, 2002년 사베인-옥슬리법에 의해 설립된 PCAOB가 3년 연속 해당 상장기업의 회계법인 및 회계자료를 검사할 수 없으면 해당기업은 미국에 상장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조항은 중국의 증권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중국의 증권법 제177조는 "해외의 증권감독관리기구는 중화인민공화국내에서 직접 조사, 증거수집 등 활동을 할 수 없다. 국무원 증권감독관리기구와 국무원 유관주무기관의 동의를 받지 않으면, 여하한 기업이나 개인도 해외에 증권업무 활동과 관련한 문건이나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권법 규정으로 인하여 지금까지 중국기업을 회계감사한 회계법인은 PCAOB에 회계감사자료를 제공할 수도 없었고, PCAOB가 중국을 방문하여 조사할 수도 없었다. 그러므로 향후 이 법안이 발효되면 중국정부가 증권법을 수정하거나, 회계자료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한 중국기업은 미국에 상장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중국 A주상장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미국을 제외하고 중국기업을 받아주는 다른 나라에 상장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미국시장에 이미 상장된 중국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법안이 발효된다고 하여 당장 퇴출되는 것이 아니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책은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최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이외의 증시 특히 홍콩증시의 2차상장이 될 것 같다. 미리 눈치를 챈 알리바바는 2019. 11. 26. 이미 홍콩연합거래소에 2차상장하였다. 징동과 넷이즈도 이미 홍콩연합거래소에 비밀리에 상장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징동은 빠르면 6월경에 홍콩에 2차상장을 완료할 것이라고 한다.


다만, 미국에 상장된 모든 중국기업이 홍콩에 2차상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홍콩의 2차상장 요건이 비교적 까다로워 시가총액이 400억 홍콩달러(한화 약 6.4조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이 100억 홍콩달러(한화 약 1.6조원) 이상이며, 수익이 10억 홍콩달러(한화 약 1,600억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 중 시가총액이 400억 홍콩달러 이상인 곳은 알리바바, 징동, 바이두, 넷이즈, 신동방, 건워쉐, 아이치이 등을 포함해 모두 23개이며, 시가총액이 100억 홍콩달러 이상이며 수익이 10억 홍콩달러 이상인 곳은 아틀라스 등 6개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증권거래소에서 이번 기회에 미국 상장을 준비했거나 미국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 등 퇴출하는 중국의 우량기업들을 유치하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중국기업 해외상장업무는 펀드나 벤처캐피털뿐 아니라 증권사, 회계법인, 로펌 등 중개기구의 주요한 업무였다. 중국에 진출한 영미계 로펌의 경우 해외상장과 관련한 업무가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중국기업의 미국 상장이 금지되면 로펌 등의 관련 업무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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