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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 검찰개혁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2017.06.10
2017.06.10

[법률저널] 검찰개혁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칼럼] 검찰개혁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과거 논의만 분분했던 검찰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검찰의 모습은 존재이유를 망각한 채 실망 그 자체였고 개혁의 당위성은 누구도 부인 못할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만큼 검찰개혁 문제로 시끄러운 나라도 없지만 우리만큼 검찰개혁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 나라도 없는 것 같다. 2000년 유럽평의회에서 ‘형사사법제도에서의 검찰의 역할’이라는 검찰제도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든 지 오래인데 이에 대한 논의는 고사하고 10년도 넘게 지루하게 논의되어 온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조정 외에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개혁을 하려면 검찰의 본질과 기능을 고려하여 근본원인에 대한 심도 있는 진단과 분석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정치권, 학계, 언론 모두 검찰개혁의 목소리만 높을 뿐 정교한 각론에 대한 논의가 없어 우려스럽다.


검찰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정치권력이 검사 인사권을 무기로 검찰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제도를 없애지 않는 한 어떤 개혁방안도 위선일 수밖에 없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력하다고 하지만 정권의 뜻에 거스르는 수사를 하는 순간 다음 인사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검사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검사인사권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검찰 수사에 개입하면서 벌어진 대참사가 우병우 수석 사건이다. 공수처가 신설되더라도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현재 검찰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문제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과 관련하여 불구속 수사토록 김종빈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한 사건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한 중대 사건이었다.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 파시스트 정권의 이탈리아에서도 검찰 정치도구화의 폐해가 극심했는데 그 수단이 바로 법무부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이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종전 이후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사법권 독립 보장을 위한 헌법기구로 최고사법평의회를 도입해 판사와 검사의 인사와 징계를 관장하도록 했고, 프랑스는 2013년 법무부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을 완전히 폐지하였다.


검찰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이 논의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자 넌센스다. 우리 경찰은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강력한 단일 국가경찰체제이다. 대륙법계는 인사권을 가진 행정경찰이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할 수 없도록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하여 사법경찰은 검사의 지휘와 통제를 받는 방식으로, 영미법계는 연방경찰 FBI, 주 경찰, 마약수사청 DEA 등으로 나눈 미국처럼 경찰 조직과 권한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경찰권력을 통제한다. 국정원에 못지않은 방대한 정보조직을 갖춘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할 경우 정보와 수사의 결합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강신명, 이철성 경찰청장처럼 청와대 치안비서관 출신을 경찰청장으로 임명한다면 손쉽게 정치권력이 경찰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검경수사권 논의는 재고되어야 하며 5공 정권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나 부천서 성고문사건의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근본적 문제는 법원, 검찰, 경찰 모두 일제와 유신시대의 잔재가 완전히 청산되지 않은 채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경찰구속기간 10일은 일제시대 조선형사령에 있던 것으로 정작 일본에서는 1945년 폐지된 규정이고, 법원행정처의 조직과 권한이 우리처럼 방대한 나라도 없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국가개혁 차원에서 검찰은 물론 법원, 경찰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전면적인 구조조정과 분권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효율적이고 저비용의 사법제도는 국가의 핵심인프라이자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다.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사법개혁이 성공하여 우리나라가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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