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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2017.08.15
2017.08.15

[법률저널]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칼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개혁의 바람이 거세다. 적폐청산 1호로 지목된 검찰을 비롯해 사법, 복지, 노동, 국방 등 전 분야에 걸친 전면적인 변화와 개혁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이루어질 전망이다. 2016년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국민의 뜻은 대통령 한 명의 진퇴를 넘어 낡고 부패한 구체제를 종식시켜 당당한 우리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간절한 염원이었다. 새 정부의 개혁은 역사적 소명이며 반드시 성공시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개혁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각론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권이 국가를 병들게 하고 있는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참여정부 시절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된 로스쿨 제도만 보더라도 원대했던 개혁의 취지는 오간데 없고 많은 부작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고시낭인이 로스쿨낭인으로 바뀌었을 뿐 법조인 양성이 다양화되고 교육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 기초법학의 토대가 무너지고 사회적 계층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공정한 경쟁시스템이 없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아직까지 국토균형 발전에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는지 알려진 바 없다. 충북 진천으로 이전한 법무연수원의 경우 우수한 강사 섭외가 어려워 교육의 질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거창한 목표하에 건설된 세종시의 경우도 시간을 아껴 정책을 입안하고 효과적인 집행에 집중해야 할 중앙부처 관료들이 길바닥에서 귀중한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으니 장차 다가올 심각한 국가역량의 약화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통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조정하겠다는 방안도 매우 우려스럽다. 검찰이 존재이유와 사명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 개혁방안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이 논의되는 것은 넌센스다. 14만에 이르는 경찰이 검사의 사법통제 없이 독자적 수사권을 갖게 될 경우 국정원 못지않은 방대한 정보조직을 갖고 있는 경찰에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의 지휘 감독도 받지 않는 경찰은 나아가 헌법개정을 통해 독자적인 영장청구권 확보를 숙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찰 구속기간 10일은 일제시대 조선형사령에 있던 제도인데 정작 일본은 1945년 패전 후 48시간 체포권만 부여하고 폐지되었으나 우리 경찰은 독자적인 영장청구권을 통해 그 권한을 강화하려고 하니 과거의 경찰로 회귀하려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검찰을 개혁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경찰권한을 강화해 경찰국가를 지향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개혁은 그 방향과 정교한 각론이 중요하다. 각 제도간의 유기적 연관성이 효과적으로 작동되어야 하고 명확하고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 국가의 에너지가 생산적인 방향으로 흘러야 하며 창의성과 다양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변화된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함과 모두의 지혜가 집약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 필수적이다.

 

광복절을 맞아 조선의 망국을 생각한다. 고종이 45년의 재위기간 동안 조선을 망국으로 이끄는 동안 같은 시기 메이지 천황의 44년 재위기간 동안 일본은 봉건사회를 벗어나 성공적인 근대 국가로 변모하였다. 그 과정에서 기득권층인 수 만 명의 사무라이들이 목숨을 던지며 서구 열강의 외세침략에 맞서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투쟁하였고 수백 년간 누적된 갈등과 모순을 정리하여 부국강병의 기반을 마련한 점은 깊이 있게 새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희망이 없다.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일류국가 도약을 위한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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