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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신문] [특별기고] 이른바 ‘검수완박’의 문제점에 대하여

2022.04.26
2022.04.26

[법조신문] [특별기고] 이른바 ‘검수완박’의 문제점에 대하여

[법조신문] [특별기고] 이른바 ‘검수완박’의 문제점에 대하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월 12일에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당론으로 정하여 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법률 공포까지 마치겠다고 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개정하여 1년여 전의 검경 수사권 조정 후에도 남아 있던 검찰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수사권마저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수완박은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헌법 위반의 소지가 다분하고, 국민의 인권보호에도 역행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4월 18일에는 검찰청법 개정 법률안과 형사소송법 개정 법률안이 국회 법사위에 상정되어 심의 중에 있으나 학계와 변호사단체,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대법원(법원행정처)도 법사위에서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검찰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검수완박 법률안의 개별 조문들이 지닌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지적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검수완박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한다.



검수완박은 위인설법(爲人設法)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법률안은 특정인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막겠다는 불순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민주당의 안민석 의원은 4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수완박은 이재명 고문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당당히 실토하였다.


또한 민주당의 황운하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검찰에서 수사기능을 분리하면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은 어디로 가는 게 아니고 그냥 증발하는 것"이라며 "일에 치이고 있는 경찰이 수사를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황 의원 자신이 피의자로 되어 있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과 여권 인사들이 수사 대상인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 대장동·백현동 게이트, 성남 FC 사건,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 등 권력형 비리 수사를 아예 틀어막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심지어 검수완박을 못하면 여권 인사 20명이 감옥에 간다는 말이 여당 측에서 흘러나오기도 하였는데, 이는 검수완박의 실제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만일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면, 그리고 대선 후 권력형 비리 사건들을 검찰이 계속 뭉개고 있었더라면 민주당은 지금처럼 검수완박을 강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검수완박은 위헌 소지 커

헌법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검수완박은 위헌이라는 주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헌법 제12조 제3항과 제16조는 검사에게 영장 신청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헌법이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사 단계에서의 영장 신청은 수사를 하기 위한 것인데, 만일 검사가 기소 및 공판에만 관여하고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영장은 수사주체인 사법경찰관이 법관에게 직접 신청해서 발부받으면 되는 것이지 옥상옥으로 수사권도 없는 검사의 신청을 거쳐서 법관이 발부하도록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위 헌법 조항이 사법경찰관의 신청 없이 검사가 직접 법관에게 영장을 신청하는 경우도 규정했다고 본다면 이는 검사가 수사상 필요에 따라 법관에게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헌법이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


검사를 영장 신청 주체로 명시한 헌법 조항은 1962년 12월 26일 헌법 개정 때 신설된 것인데, 이는 검사가 수사주체로서 또다른 수사주체인 사법경찰관의 강제수사를 통제하라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제정 당시 및 개정 당시의 헌법 제정권자, 헌법 개정권자의 의식 역시 검사가 수사권을 갖는다는 것을 당연시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검수완박은 헌법 위반이고, 검수완박을 하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아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도 결여

검수완박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라는 면에서도 위헌이라고 하겠지만 절차적인 면에서도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건국 후 70여년간 유지되어 온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체계를 국민적 논의도 거치지 않고 여당 혼자서 3주만에 뒤바꾸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여권이 그렇게 많이 이용하던 이른바 ‘공론화’ 과정은 왜 이런 중대한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인가.


차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피하기 위해 벼락치기 식으로 새 정부 출범 전에 강행처리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완전히 무시한 다수당의 횡포이고 입법 폭주다. 다수결이란 충분한 토론을 전제로 하는 민주주의 원리인데, 그 흔한 공청회 한번 열지 않고 야당의 극렬한 반대 속에 강행처리되는 법률이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편법적인 사보임과 탈당 후 무소속 전환 등 국회법을 유린하는 입법절차의 하자도 발견된다.


아울러 검수완박법은 황운하, 최강욱 의원 등 검찰의 수사 대상인 사건 당사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냐

이처럼 문제가 많은 검수완박을 여권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검찰의 정상화, 검찰의 선진화라는 네이밍으로 정당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OECD 35개국 중에서 27개국은 검사도 수사권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영미법계 국가인 미국도 검사가 수사권을 가지고 있다. 오직 대배심 제도가 있는 영연방 국가들만이 예외일 뿐이다.


따라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검수완박과 검찰의 정상화, 검찰의 선진화 역시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수사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공정성의 문제는 그 자체로 별도의 입법 등을 통해서 해결하면 되는 것이지 수사권 행사 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이 수사권 자체를 박탈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검수완박론자의 논리대로 하자면 그동안 경찰이 잘못 처리한 사건들도 많으니 경찰의 수사권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검수완박론자들 논리대로라면 그동안 국회가 잘못한 것도 많으니 국회의원들의 입법권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검수완박의 결과는?

검수완박은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될 일부 여권 인사들과 공무원, 기업인, 지역 토호 등 부패세력에게만 이익이 될 뿐 일반 국민들에게는 이익될 것이 없다.


오히려 일반 국민들로서는 자신이 피해자 신분이든 피의자 신분이든 경찰 수사에 이어 검사가 사건을 한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아 억울한 피해자, 억울한 피의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검수완박은 이를 불가능하게 한다.


검찰은 수십년간 축적된 고도의 수사기법으로 경찰이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경제사범들과 부패사범들을 척결해왔다. 그러한 대표적인 수사조직이었던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수단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폐지한 결과 라임펀드 사건, 옵티머스펀드 사건 등에 수사기관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증권범죄합수단이 사실상 되살아났는데, 이것은 검수완박이 틀린 방향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이미 1년여 전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크게 늘어난 경찰의 갑질과 사건처리 지연이 현재도 심각한 상황인데, 경찰과 검찰의 경쟁적인 수사 체계를 완전히 허물어버리는 검수완박은 결국 경찰권력의 비대화로 귀결되고, 이로 인한 피해는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검찰 수사권 박탈은 교각살우(矯角殺牛) 

이렇게 문제가 많은데도 여권이 검수완박을 고집하는 것은 그 의도를 좋게 보더라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이고, 교각살우(矯角殺牛)하는 일이며, 피해의식에 젖은 과잉입법에 해당한다.


그런데 여권의 실제 의도는 검찰을 무력화하여 자신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막기 위한 것임이 민주당 의원들이 한 말에서 확인된다. 만일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고, 대선 후에 현 정권과 관련된 사건들을 검찰이 계속 뭉개고 있었어도 민주당이 이렇게 검수완박을 강행하였을까?


명백한 타국에 대한 침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하며 그 본질을 호도하는 러시아처럼 여권은 검수완박을 검찰의 정상화, 검찰의 선진화라고 명명하며 검찰 무력화라는 본질을 숨기려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미 입법화되어 시행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 제도가 잘 안착하도록 미비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이지 무리하게 검수완박을 강행할 일이 결코 아니다.


 

*관련기사

[법조신문] http://news.koreanbar.or.kr/news/articleView.html?idxno=24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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